2019년 11월 IS의 런던 브리지 흉기 테러로 5명이 사상했고 2019년 12월 알카에다 조직, 소말리아에서 자폭테러로 100여 명이 사망했다. 2020년 2월 태국의 쇼핑몰에서 최악의 총기 난사 테러로 29명이 사망했고 미국과 이란의 대립으로 두 나라의 정세는 폭풍전야의 위기 상황이었다. 이제 테러에 안전한 국가는 없다. 세계 곳곳에 끊이지 않는 국제분쟁과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 나라들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어떻게 갈등의 골로 벌어지는지 또 그 이권 싸움이 얼마나 치열한지 참상을 보여주는 영화 ‘제로 다크 서티’를 소개한다.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한 집요한 추적!
10년의 추적과 30분의 작전!
<제로 다크 서티, Zero Dark Thirty>
2013년 3월 7일 개봉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911 테러 이후 미국 CIA 요원들이 10년 동안
오사마 빈 라덴 검거를 위해
필사적인 추적 과정을 그린 영화.”
“주요 시상식을 싹쓸이한 화제작”
캐서린 글로우 감독은 이전에 연출한 <폭풍 속으로>, <블루 스틸>처럼 마초 영화들로 유명한 감독이었다. 2010년 <허트 로커>로 전 남편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를 제치고 아카데미 92년 역사상 감독상을 받은 유일한 여성 감독이다. 특히 <허트 로커>는 이라크에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폭탄 제거반의 이야기로 영화의 긴장감을 엄청나게 살려 밀도 높은 연출력을 선보인다. <제로 다크 서티> 역시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폭발 장면으로 소위 전쟁 또는 그 안에서 인간과 폭발이라는 삼위일체 같은 전문가로 느껴질 만큼 놀랄만한 연출력을 선보였다.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이라크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폭발물 처리 요원인 윌리엄 제임스 중사의 이야기로 실감 나는 전쟁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수상
2013년 제8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음향 편집상
2013년 제7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
2012년 제73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감독상, 작품상, 촬영상
2012년 제25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각본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작품상, 편집상
내용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에 비행기가 충돌한다. 이후 모든 통신이 끊기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테러 사건 2년 후 중동의 비공개 지역에서 한 CIA 요원이 테러조직원을 고문하고 있다. 테러조직원의 이름은 아마르. CIA 요원은 5천 달러를 9.11 테러범들에게 송금한 사실을 밝혀내고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의 정보를 캐내려 한다. 빈라덴의 정보를 얻기 위해 무자비한 고문도 서슴지 않는데 워싱턴에서 파키스탄으로 파견 온 요원 마야가 곁에서 이 광경을 힘겹게 지켜본다.
마야는 현지 요원들과의 첫 회의에서 빈 라덴 조직에 관한 통찰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토라보라 지역 농부의 제보로 온 장신의 남자가 장정 4명과 다이아몬드 대형으로 이동한 것을 봤다는 내용을 듣고는 9.11전에는 그랬겠지만, 아프간 침공 후로는 달라졌다며 능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요원들은 빈 라덴 추적과 동시에 새로운 테러 정보도 찾아야 했기에 테러 조직원의 고문 강도를 높인다. 마야는 비윤리적인 고문을 보며 윤리와 테러 정보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테러의 전쟁을 우선으로 다음 테러 날짜 정보를 얻기 위해 계속 고문을 가한다. *실제 고문에 의한 정보는 부정확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2004년 5월 29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테러 현장에서 테러 정보를 파악하지 못해 총기사고로 수많은 사람이 다치자 CIA 요원들은 자책감에 빠진다. 마야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아마르를 속여 정보를 캐보기로 한다. 고문을 받던 조직원이 다른 조직원들의 이름을 밝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졌다는 말로 회유하자 마야의 작전대로 아마르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터뷰에 응한다. 마야는 아마르로부터 아프간 침공 후 미국인들을 죽이기 위해 모인 조직원들의 이름을 알아낸다. 그중 특히 처음 듣는 이름이었던 아부 아흐메드에 대해 물어보지만, 그의 삼촌에게 빈 라덴 부하라고만 전해 들었다는 것 외엔 정보를 알 수 없었다. 마야는 그 이름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밤낮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경찰에게서 아부 아흐메드는 파라지와 빈 라덴의 연락책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관련해서 상사에게 보고하지만, 빈라덴의 연락책이었다는 사실 외에는 본명, 소재 등의 정보를 찾기 어려우므로 그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찾지 못하면 지원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2005년 7월 7일 런던에서는 또다시 테러가 발생한다. 마야는 진전 없는 빈 라덴 추적과 새로운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 날 CIA와 파키스탄 경찰의 공조로 알카에다 3인자 파라지를 검거하는 데 성공한다. 마야의 상사는 마야에게 파라지를 직접 신문해 파라지와 빈라덴의 연락책인 아부 아흐매드의 정보를 얻을 기회를 준다. 큰 기대를 안고 심문하지만, 파라지는 입을 쉽게 열지 않는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까지 가하게 되지만 파라지 역시 끝까지 버티자 마야는 동료 댄에게 상담을 받는다. 하지만 댄은 워싱턴으로 가게 되어 마야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마야는 아부 아흐메드를 찾길 원했고 빈 라덴과의 전쟁을 끝내길 원했기에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이후 2008년 마야는 선배 제시카에게 요르단에 심어 놓은 알카에다의 스파이로부터 유력한 정보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제시카는 부푼 기대를 안고 아프가니스탄의 미군기지인 제프반 기지로 가 스파이를 만나보기로 한다. 두 사람은 오랜 추적 끝에 힘겹게 얻은 단서로 함께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어 몹시 기대에 부푼다. 제시카는 직접 케이크까지 만들어 그를 찾아가기로 한다. 제시카의 공을 돕기 위해 마야는 끼어들지 않았고 (함께 하지 않고) 혼자 가게 된 제시카를 응원한다. 제시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스파이를 보며 제시카는 마야와 통신으로 기쁜 마음을 공유한다. 수년간의 처절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는 순간 스파이는 차에서 내리자 자폭한다. 바로 알카에다의 함정에 걸린 것이었다.
이후 이야기 *스포 포함.
마야는 한순간에 선배 제시카를 잃고 몰려오는 허망함에 실의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사우디 정보부로부터 아부 아흐메드가 이미 2001년에 아프간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야는 절망하고 빈 라덴을 죽이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야가 놓쳤던 결정적 단서를 동료가 찾는다. ‘아부 아흐메드 알-쿠와이티’가 아부 아흐메드일 것이라는 것이었다. 9.11 직후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를 사람이 일일이 검토할 수 없었기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정보였다. 진척 없이 몇 년 동안 수사에 고생하다 힘겹게 찾은 실낱같은 단서였다. 마야는 미국으로 돌아가 아부 아흐메드를 찾았다는 소식과 함께 댄에게 정보를 요청한다. 죽은 사람이라 아무 의미가 없다고 댄은 말하지만, 성이 사이드고 8형제 모두 비슷하게 생겼고 셋은 아프간으로 갔으니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며 댄을 설득한다. 마야는 댄에게 사이드 가족의 전화번호를 요청하고 댄은 쿠웨이트에서 정보원들을 돈으로 매수해 아부 아흐메드의 정보를 추적한다. 그리고 아흐메드의 가족 전화를 도청한다. *현재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훨씬 더 간단하고 손쉽게 더 많은 감청과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수많은 통화내용을 바탕으로 위치를 찾고 집요하게 추적한 끝에 결국 아흐메드의 얼굴을 확인한다. 드디어 그들의 거처를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CIA 국장과 요원들은 거처에 사는 사람이 빈 라덴임을 반드시 증명해야 했다. 모두가 그 집의 주인이 빈라덴임을 60%로 확률 하지만 마야는 유일하게 100%라고 확신한다. 수년 동안 빈라덴만 쫓아 고집스럽게 연구한 마야이기에 말할 수 있는 확신이었다. 9.11 테러로부터 10년이 지난 2011년 5월 1일 드디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이 실행된다. 파키스탄 영공으로 진입해 빈 라덴이 있는 곳으로 가던 네이비실 부대 중 스텔스 헬리콥터 한 대는 무사히 대원들을 내렸지만, 나머지 한 대는 와류 현상으로 추락하고 만다. 하지만 임무는 그대로 진행되어 착륙에 성공한 네이비씰 대원들이 서서히 진입한다. *실제 작전처럼 리얼하게 묘사해 실제 작전과 비슷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캐서린 감독의 완벽주의가 영화 후반부 30분에 완전히 집약되었다. 또 이미 어벤저스 같은 액션 히어로물 영화에 길들어 신속히 해결하지 못하는 부대원들을 보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거처 내부로 진입한 요원들은 총을 든 사람들을 한 명씩 사살하며 오사마 빈 라덴을 찾기 시작한다. 드디어 그들의 총알에 오사마 빈라덴이 쓰러지고 그토록 잡고 싶었던 오사마 빈라덴의 10년간의 추적은 허무하게 끝이 난다. 무사 귀환하는 요원들과 증거들의 틈 속에서 마야는 빈 라덴의 시신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 10년의 기나긴 작전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감상평
당위는 사라지고 증오만이 남은 ‘전쟁’의 공허함을 그린 영화로 빈라덴 사살 후에도 ‘테러와의 전쟁’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 IS와의 전쟁,, 이라크 전쟁 등 전쟁의 이득을 누리는 것은 특정 계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특정 다수의 99.9% 사람들은 모두 전쟁의 피해자이다. 이미 우리의 문명은 필요충분 이상으로 발전, 발달했다. 그 이상의 필요를 위해 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으므로 우리는 전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더 나은 인류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 다는 것을 깨달을 때이다.
캐스팅
*주인공 ‘마야’
영화의 주인공은 ‘여성’이다. 미국과 유럽의 도상학에서 국가는 항상 ‘여자’로 상징한다. 라틴어에서 A로 끝나는 단어들이 원래 여성형이므로 Italia, America A로 끝나는 것은 여신, 여성으로 대체로 형상화된다. 주인공 마야가 상징한 미국은 그들의 민주적인 원칙∙신념을 깨고 빈 라덴 사살에 집착한다. 하지만 빈 라덴 사살로 미국이 이룬 것은 무엇인지 또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하면 (‘대테러 전쟁’이란 미명하에 시작된 미국의 복수극)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답이 없어지며 생기는 허탈함이 마야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녀의 유일한 임무였던 빈 라덴의 추적인 끝났지만, 이후에 기쁨보다 공허함이 밀려오는 듯한 마야의 표정과 함께 영화는 끝이 나기 때문이다.
CIA 요원인 마야(제시카 차스테인)가 10년간 빈라덴을 추적하며 포기를 모르는 집념의 요원을 연기한다. 차스테인은 <트리오브 라이브>와 <헬프>로 이름을 알리는데 가장 놀라운 매력은 그 매력을 한마디로 규정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적이면서도 날카롭고 우아하고 예쁘지만, 연기까지 잘하는 모습이 섞여 다채로운 매력이 돋보이는 연기 스펙트럼을 지녔다. 다음 영화에 대한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더 기대되고 지켜보게 만드는 배우이다.
9.11 테러의 배경
아프가니스탄 아래에는 파키스탄이 있고 옆에는 이란이 있다. 위로는 러시아(소련 소비에트 유니언)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은 많은 강대국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데 1979년 소련에서 아프간을 침공한다. 그러자 바로 밑에 있던 파키스탄은 소련이 왜 아프간을 침공했는지 고민하다 해양진출을 위해 남하하던 소련은 아프간에 항구가 없으니 정작 노리는 것, 진짜 목표는 파키스탄의 부동항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파키스탄은 아라비아해인 인도양과 인접해 있었고 인도양은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진 바다를 갖고 있기에 파키스탄은 소련 침공의 위기감을 느끼다 아프간을 도와주게 된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무장세력을 이용해 소련과 대항하게 만들어 아프간을 지원한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빈라덴은 57년에 굉장히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다. 원래는 아프간과의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빈라덴이 급진 이슬람 원리주의자가 되면서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도움을 주기 위해 아프간 침공과 맞서 싸우는 이슬람 아랍 의용군을 조직해 소련군과 맞선다. 그렇게 활동하며 아프가니스탄의 대스타가 되어 굉장히 유명해진다. 이후 1988년 소련이 물러난 뒤에 무장조직 알카에다를 결성하고 2001년 반미 이슬람주의를 기반으로 9.11 테러의 명령권자로 테러를 주도한다.
빈라덴은 사우디 대부호의 아들로 금수저이다. 하지만 사우디 부유층의 특권을 다 버리고 이슬람에 따라 총을 들었다. 그러다 보니 빈라덴의 추종자들은 종교적 신념을 위해 전쟁에 나선 빈라덴을 영웅으로 받든다. 또 빈 라덴이 아프간에서 무장조직을 결성하기 쉬웠던 이유는 아프간 내 탈레반 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탈레반
원래는 ‘탈리브’로 불리는 한국으로 치면 신학교 다니는 학생 즉 희랍어로 ‘학생’을 ‘탈리브’라 불리는데 이 탈리브들의 여러 개(복수의 형태)가 탈레반인 것이다. (탈리브의 복수형이 탈레반) 그러니까 ‘반’은 복수의 의미로 ‘학생 중심의 이슬람 무장 단체’를 일컫는다. 그러니 ‘탈레반들’이라고 불리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알카에다
빈라덴이 결성하고 탈레반이 지원하는 사조직, 사병조직(테러 조직) 같은 것이다.
2001년 9.11 이 일어난 당시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이 장악했던 정부였다. 그때만 해도 알카에다는 하나의 무장조직으로 급진 이슬람 무장 단체였고 그룹 같은 단체를 벗어나지 않았다. 빈라덴은 이 ‘알카에다’를 기반으로 반미 테러를 주도했다. 1990년 빈라덴이 알카에다를 만든 후에 알카에다의 타깃이 된 미국에 대한 공격도가 점점 높아졌지만, 80년대만 해도 주 타깃은 소련이었다. 90년대에 빈라덴이 미국을 타깃으로 반미 노선으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이 타깃이 된 이유
그 이유를 살펴보면 빈 라덴이 정치적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때마다 필요한 적들을 필요했고 (세력을 위한 공공의 적) 당시 첫 번째 타깃으로 괜찮은 외세가 소련이었다. 왜냐면 칼마르크스가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빈라덴은 소련의 지배를 받으면 소련이 이슬람교를 탄압할 것이고 그러면 종교적 자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의 종교 자유를 위해 소련과 싸워야 한다며 ‘종교의 자유’란 명분으로 소련에 대항한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하자 권력(권세)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적(외세)이 필요했던 빈 라덴이 두 번째 타깃을 미국으로 정한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왕조는 정치세력 이상의 종교적 의미가 있었다. 사우디 왕조 자체를 알 셰리프라 불렀는데 이 ‘셰리프’는 ‘메카’와 ‘메디나’라는 두 개의 성지를 보호하는 통치자라는 뜻으로 종교적으로도 신성시되었다. 원래 도덕적으로 가장 고결한 사람이어야 되어야 하는데 기름이 나기 시작하면서 석유 거래를 위해 이 왕조가 미국과 영합을 하자 빈 라덴은 석유를 약탈하는 미국과 부패한 사우디 왕조를 비판하며 근본주의자들을 결집시킨다. 그렇게 빈라덴은 이를 바탕으로 주적을 미국으로 돌린 것이다.
9.11 테러 참사
90년대 이후 점차 격화된 이슬람권의 반미주의, 삐뚤어진 종교주의가 2001년 9월 11일 끔찍한 참사를 낳는다. 당시 전 세계로 중계된 9.11 테러의 모습은 사상 최악으로 꼽힌다. 테러로 사용된 4대의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 266명 전원이 사망했고 펜타곤 워싱턴 국방부(정부) 청사에서 사망, 실종된 사람이 125명, 세계 무역 센터에서 사망, 실종된 사람이 2500~3000명이었다. 인명피해만 2800명~3500명으로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이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국제 금리가 단숨에 하락하고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테러 사건이었다. 당시 맨해튼 전체에 통신망까지 테러로 파괴되어 며칠간 외부와의 연락도 불가능했다고 한다. 맨해튼으로 통하는 다리가 모두 차단되어 교통이 마비되고 하늘에는 전투기가 등장하고 추가테러 공포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며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인들은 세상에 아무리 나쁜 일이 있어도 미국은 못 건드린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미 건국 이래 최초 본토 중심부가 외부 공격에 노출되어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1941년 일본의 공습으로 진주만이 유일하게 미국을 공격하지만, 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는 태평양에 있는 섬, 하와이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반면 9.11 테러는 뉴욕 한가운데 심장을 가격했고 당시 미국이 나이브하고 착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다는 충격이 미국 전체에 트라우마로 남겼다. 세계 패권국 국민의 자존심을 일거에 무너뜨린 사건이었고 지금도 뉴욕은 9.11 테러 전 분위기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빈 라덴 추적에 애를 먹은 이유
미국 CIA와 NSA 이런 단체들은 당시 디지털 기술과 수사에만 지나치게 투자하고 의존했다. 도청, 이메일 감시, CCTV 해킹 등 디지털 수사 역량에 집중하지만, 반면 빈라덴은 아날로그식 연락책을 썼다. 손 편지로 명령을 전달하고 또 전갈을 남길 곳만 말하고 사라지는 등 미 정보국을 교란한다. 발로 뛰는 현장 수사가 필요했지만,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디지털 이론을 기르는 동안에(디지털 기술에 치중하는 동안) 현장 수사의 정보가 사라지고 또 역량도 떨어지면서 CIA가 아날로그식 연락망을 선택한 빈라덴을 잡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아날로그식 수사를 할수록 정보원이 될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므로 정부 당국은 휴민트(인적정보)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워낙 여러 나라와 대립각을 세운 탓에 미국이 인심을 잃다 보니 당시 휴민트 동원, 구축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빈라덴을 찾기 위해 정보원 고문까지 강행하게 된 것이다. 원래 고문은 엄연한 불법이다. 특히 미국은 인권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나라이므로 절대 고문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빈라덴의 추적을 위해 인권에 관한 신념마저 포기한 것이었다. 특히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항상 예외 상황을 두고 비인간적인 고문까지 자행했다. 또 대테러 전쟁에서 급한 마음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미국이 상징적으로라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빈 라덴의 사살에 집착을 보인 부분이다.
빈라덴 제거 작전 30분
*‘제로 다크 서티’는 빈 라덴 사살 작전 시간이 밤 12:30분으로 30분간의 빈라덴 제거 작전인 마지막 추격 모습들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군대 유닛이 네이비실(Navy SEAL)이다. 네이비실은 미 해군 엘리트 부대로 육∙해∙공 어디든 전투가 가능한 전천후 부대라고 해서 ‘실 SEAL’이라고 부른다. Sea(바다), Air(하늘), Land(땅) 세 가지를 합친 이름으로 이들은 빈라덴 사살 작전 공식 암호명(작전명)을 ‘넵튠 스피어 Neptune Spear’라고 불렀다. 넵튠(Neptune)은 포세이돈, 즉 바다의 신이고 스피어(Spear)는 삼지창으로 각 창은 Sea(바다), Air(하늘), Land(땅)을 상징한다. 신화적인 이름으로 미국의 포부를 보여주는데 미국 작전 이름은 거의 신화적이고 외우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근사한 작전명 아래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됨을 알아야 한다. 특히 ‘넵튠 스피어’는 멋있는 작전 이름이지만 작전을 위해 허가 없이 다른 나라에 헬기가 침투한 대테러 작전을 위해 그 나라 정부의 허락도 없이 타국의 군사권을 침해했다. 이것은 엄연히 국제 간 신뢰 관계를 깨뜨리는 이기적인 행태라 볼 수 있다.
연출
작전 장면을 보면 숨 막히고 마치 현장에 투입된 듯 생생한 느낌을 준다. 감독은 (작전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요원들이 헬멧의 야간 투시경을 끼고 봤던 모습 그대로 야간 투시 렌즈를 카메라에 장착해 화면 전체를 녹색 빛으로 연출했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교전이 벌어지면 양측의 시선을 모두 보여주지만 ‘제로 다크 시티’에서는 모든 상황을 오직 네이비실 대원의 시선으로만 진행한다. 실제 작전 당시 미국 백악관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 역시 실시간으로 작전 장면 영상들을 그대로 보고 있었다고 하니 관객은 그때 그 시절 오바마 대통령의 옆자리로 가 실제 작전 현장을 함께 지켜보는 듯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빈라덴 사살 후 이슬람의 풍습에 따라 인도양에 수장된다. 미 당국은 이슬람 문화에 따랐다고 하지만 이슬람은 사막이 많기 때문에 바다에 수장하는 일은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빈 라덴의 시신이 땅에 묻혔을 때 성지가 되면 그 무덤을 빌미로 ‘테러리스트의 성지’가 될 수 있을 우려로 또 다른 테러 세력의 결집을 막는 방법으로 망망대해 바다에 수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야가 흘린 눈물의 의미
미국은 마지막 습격작전으로 결국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에 성공하는데 총격 한 번에 허무하게 최후를 맞은 세기의 테러리스트의 최후가 상당히 허무하게 묘사된다. 빈라덴을 사살하기까지 희생된 많은 사람에 비해 설명하기 힘든 허탈감을 주는 사살 장면이다. 특히 마야의 표정에서 후련함보다는 허탈함이 비친다. 마야는 전쟁을 끝낸 게 아니라 단지 ‘빈 라덴’이라는 미국의 숙적을 제거한 가시적인 목표 하나가 제거됐을 뿐 테러가 종식된 것은 아니었다. 10년을 그녀가 인간임을 스스로 포기하고 가장 냉혹해지고 집착하면서 했던 일들은 단지 CIA 직원으로서 업무 하나를 끝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여전히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의 희생과 무고한 희생자를 낳는 기나긴 전쟁이 되풀이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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